#2 <욕망의 진화>, 옆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주자
"오늘 밤 함께 잘 수 있을까요?"
대학교 캠퍼스를 걷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매력적인 이성이 다가와 이렇게 이야기한다.
"안녕하세요. 사실 요즘 당신을 쭉 지켜보고 있었어요. 정말 매력적이시네요. 오늘 밤 함께 잘 수 있을까요?"
당신이 여성이고, 어떤 연구에서 조사된 여성들 100%가 보인 반응과 같다면, 단호하게 거절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남성이라면, 75%의 확률로 좋다고 답할 것이다. 그리고 거의 틀림없이 이 제안에 기분이 들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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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화>는 이런 주제를 다룬다. 왜 남자는 여러 명의 여자와 자고 싶어 할까? 여자는 왜 힘세고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할까? 이런 고민을 '진화'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처음에는 충격적일 수 있다. 더럽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하지만 과정을 차근차근 살펴보고, 결론까지 충분히 이해한다면, 이 책이야말로 남녀의 '진정한' 사랑을 도와준다고 느낄 것이다.
1. 진화론
나는 창조론을 믿는다. 다만 지금의 모습 '그대로' 창조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 생각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how it happened'에 잘 나타나 있다. 물론 내가 정답이라고 확신하지는 못한다. 다만 나는 이 세상이 하나님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믿으며, 그 과정에서 '진화' 또한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2. 자연선택
생물의 진화는 포켓몬스터처럼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좋은 유전자가 후대에 이어졌을 뿐이다.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유전자는 자연선택되어 후대에 전해진다. 데이비드 버스의 이론을 들어보자.
태초에, 인간은 '취향'이 없었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음식이 맛있고 맛없는지 또한 정해져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진흙이나 동물의 배설물을 맛있게 먹었다. 반면, 누군가는 달콤한 딸기를 맛있게 먹었다.
진흙이나 배설물을 먹은 사람은,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했다. 심지어는 여러 질병에 노출되는 위험에 처했다. 반면 달콤한 딸기를 먹었다면, 풍부한 당분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나아가, 생존과 번식에서 우위를 점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의 후손이 많아졌을까?
당연히 '딸기' 먹은 사람이다. 처음에는 무작위로 부여된 취향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취향의 차이가 생존의 우위로 이어졌다. 이는 번식의 우위로 이어져, 후대에까지 유전자를 남기는 데 이점을 얻었다.
이처럼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욕망'이 살아남았다. 이러한 선택이 오-랜 시간 이어지며, 우리 유전자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각자가 가진 욕망의 크기와 종류는 조금씩 다르다. 특히 남자와 여자에게 서로 다른 욕망을 남겨주었다.
3. 남자의 욕망
남자의 욕망은 간단하다.
어떤 남자의 유전자가 후대에 전해졌을까? 1) 많은 아이를 낳고, 2) 낳은 아이를 잘 기른 남자일 것이다. 이 두 가지만 살펴봐도 충분하다.
어떻게 해야 많은 아이를 낳을까? 임신 가능성이 높은, 여러 여자와 성관계를 맺으면 된다. (조금 더럽지만, 끝까지 들어주시길)
남성은, '외모'와 '몸매'로 여성의 임신 가능성을 판단한다.
가임기의 여성에게 매력을 느낀 남성은 많은 후손을 남겼다. 반면, 나이가 너무 많거나 적은 여성에게 매력을 느낀 남성이라면, 후손을 남기기 힘들었을 것이다. 남성은 여성의 외모와 몸매를 통해 임신 가능성을 판단하게 된다.
남성은 일회성의 짧은 만남을 선호한다.
한 여자에게 헌신한 남자는, 아무리 많아도 1년에 1명의 후손만을 남겼다. 반면, 여러 여자와 성관계를 시도한 남성은 많은 후손을 남겼다.
많은 아이를 낳고 나면, 새로운 문제에 직면한다. 이 아이가 정말 내 아이인가?
남성은 아내의 신체적 부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자는 자기가 낳은 자식이 100% 자기 자식임을 알지만, 남자는 100% 확신을 갖지 못한다. 어떤 남편이 짧은 만남을 즐기는 만큼, 외간 남자가 그의 부인을 탐낼 가능성도 커진다. 그래서 아내의 신체적 부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남자의 욕망은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면 여자는 어떤 욕망을 가지고 있을까?
4. 여자의 욕망
여자의 욕망은 복잡하다.
여자는 잃을 것이 많다. 잘못된 성관계 한 번으로 10달의 임신 기간은 물론, 양육의 책임까지 도맡아야 한다. 아이가 있는 여자는 다른 남성에게 매력을 어필하기도 힘들어진다. 반면, 남자는 잘못된 성관계로 정액 조금을 잃는 게 전부이다.
그래서 여자의 욕망은 남자보다 복잡해졌다. '좋은 남자'를 선택한 여자의 유전자만이 후대에 남았으며, 좋은 남자의 조건은 여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졌다.
1) 많은 자원을 가졌거나 그럴 잠재력이 있으며, 2) 그 자원을 아내와 아이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3)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아내와 아이를 지켜주며, 4) 건강히 오래 살아남아, 5) 아내의 이야기에 잘 공감해주는 남자라면 '좋은 남자'일 것이다.
여성은 남성의 자원을 중시한다.
자원은 사회적 지위, 재산, 혹은 야망 등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많은 자원을 가진 남성은, 상대적으로 생존에 유리했다. 그리고 이런 남성과 함께한 여성이 생존과 번식에서 유리했을 것이다.
여성은 남성의 헌신을 중시한다.
남자의 자원이 아무리 많아봤자, 자기 아내와 아이에게 투자하지 않으면 어쩔 건가?
여성은 남성의 신체적 강건함을 중시한다.
옆 부족의 남자로부터 자기 가족을 지킬 수 없다면? 아내와 아이는 생존에서 불리함을 겪는다.
여성은 남성의 건강을 중시한다.
좋은 남편이 하루아침에 세상을 뜨면, 아내 혼자서 아이를 양육하고 생존을 책임져야 했다.
여성은 남성의 적합성을 중시한다.
본인과 비슷한 배우자를 찾음으로써, 인생의 여러 문제를 비슷한 시각에서 매끄럽게 해결할 수 있고, 적당한 수준의 배우자를 고를 수 있다.
여성의 욕망을 정말 간단하게만 이야기했다. 앞서 말했듯이, 여성은 번식에 많은 투자를 하므로 남자를 깐깐하게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남성들은, 이 복잡한 마음의 소유자를 어떻게 유혹해야 할까?
5. 여자 유혹하기
어떻게 여자를 유혹할까? 여자의 욕망을 채워주면 된다. 여자가 본능적으로 원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채워주자.
1) 자원을 과시하기
밥을 사주자. 선물을 주자. 비싼 옷을 입자. 내 잠재력을 어필하자. 나의 야망,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남자에게는 '외모'가 가장 중요한 만큼, 여자에게는 '자원(경제력)'이 꽤 중요하다. 역겨운가? 그래놓고 당신은 예쁘고 어린 여자 좋아할 거잖아.
2) 헌신을 과시하기
그녀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자. 그녀의 말에 공감하자. 그녀에게 시간을 투자하자. 매너 있게 행동하자. 한 여자에게만 충실(혹은 그런 척)해지자.
이는 장기적인 사랑을 발전시킬 때 유용하지만, 단기적인 사랑에서도 꽤 효과적이다. 이런 행동들을 짧은 만남에서 잠깐 흉내 내보자. 여자들이 '남편'에게서 바라는 점을 채워주면, 짧은 만남에서도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다만 헌신이 너무 높아져, 상대보다 낮은 사람이 되면 안 된다. 재미없는 사람, 매력없는 사람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에게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3) 자신감을 과시하기
헌신과 자신감은 균형을 이뤄야 한다.
남성의 자신감은 지위와 자원을 암시한다. 잘 모르겠다면 "나 좋은 남자요." 하는 거만한 남자의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내가 가지면 된다.
상대보다 내가 더 높은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해보자. 자신감을 과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자신감의 상승할수록, 자신의 가치 또한 높아진다.
6. 결론
지금까지 이야기한 건 다 뻥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 한 여자에게만 헌신하는 남자, 여자에게 지배당하는 남자 등등.. 여러 예외가 존재한다. 다만, 이 책에서 그리고 이 글에서는 평균적인 '경향성'을 다루었을 뿐이다.
경향성을 받아들일까? 그냥 무시할까?
우리는 '경향성' 앞에서 첫 번째 갈림길에 선다. 경향성을 무시하기로 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저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의 반복이 이어질 뿐이다. 대신 경향성을 어느 정도 받아들여 보는 게 어떨까? 사람들의 행동에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인정해보자.
좋아, 사람들의 행동에는 평균적인 경향성이 나타남을 인정했어. 이제 뭘 하지?
우리는 두 번째 갈림길을 마주한다. 갈림길에 섰다기보다 '망치를 잡았다'는 표현이 맞겠다. 망치를 잡았으니 모든 물건이 '못'으로 보인다. 튀어나온 건 모조리 박아보고 싶다.
여기서 잠깐! 놓친 게 하나 있다. 우리의 망치에는 '장도리'도 달려있다.
우리는 진화의 노예가 아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 어떤 본능을 꺼내고 어떤 본능을 숨겨둘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굳은살을 예로 들어보자. 피부의 특정 부위에 반복적으로 마찰을 가하면 굳은살이 생긴다. 굳은살 역시 진화 과정에서 나타난 생리기제다. 그러면, 우리는 특정 부위에 굳은살을 만들어야 할까? 차라리 심한 마찰을 피하고, 굳은살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같이' 읽어보면 좋은 글.
두 편 모두 읽어보고 자기 생각을 정리해보면 좋겠다. 그것이 바로 당신의 정답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