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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10211, 푸시업 300개

군만두서비스 2021. 2. 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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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육군훈련소에서 생애 처음으로 '푸시업'에 성공했다.

첫 번째 푸시업을 성공하기 전까지 22년 1개월의 시간 동안, 나는 무릎을 땅에 대고서 푸시업을 해야 했다.

그렇다고 푸시업에 전적으로 무관심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변에서 운동 좀 한다는 사람들에게 이끌려 열심히 연습하곤 했다.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회사 헬스장에서 '무릎대고 푸시업'을 하고 있을 때면 혈기왕성한 남자 청년들은 하이에나 떼처럼 몰려와 나를 물어뜯었다. 왜 너는 푸시업 하나를 못하냐고, 무릎대고 하면서도 손을 벌벌 떨다니 정말 약해빠진 놈이라고 수군거리는 그들에게 물어뜯겨야 했다.

주변의 수군거림을 잠재워버릴 방법은 딱 두가지가 있었다. 꾸준한 연습을 통해 보란 듯이 멋있게 푸시업을 성공하거나, 그냥 푸시업을 포기하거나. 나는 더 쉬운 방법을 택했다. 푸시업을 깔끔히, 포기했다.

나는 푸시업을 한 개도 못하는 23살 청년이 되어, 육군훈련소에 입대했다. 그리고 복싱 국가대표 형님을 만났다. 훈련보다 운동이 힘들었다. 운동기구라고는 하나도 없는 비좁은 생활관에서 죽도록 운동했다. 그렇게 11kg을 감량했고, 생애 첫 푸시업을 성공했다.

나를 운동시켜준 국가대표 형님. 매일 푸시업 300개만 하면, 나처럼 멋진 몸을 가질 수 있을거라고 말하며 떠나갔다.



그렇게 10달이 지났다.

오늘, 생애 처음으로 푸시업 300개에 성공했다. 비록 10개씩 30세트 끊어치기였지만.. 여하튼 성공했다. 심지어 전우의 도움으로 15개나 더했다. 금일 푸시업 총 315개. 뿌듯하다.

좀 횡설수설 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결론을 개조식으로 정리해볼까 한다.

1) 원래 처음 시작한 일은 서툴다. 그래서 놀림도 많이 받는다.

2) 1번은 날려버려라. 나는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가면 된다.

3)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한 걸음을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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