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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만두서비스
오늘은 어쩐지, 친구 한 명에게 전화를 걸고는 BBQ 황금올리브 치킨과 생맥주 500cc를 함께하고 싶은 밤이다. 오늘은 어쩐지, 과거에 집착하게 되는 밤이다. 어째서일까? 뜬금 없다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서서히 지쳐가는 육체 때문이 아닐까. 6일 연속 불침번을 섰다. 별 내색은 안하지만, 많이 피곤하다. 해 뜨는 시간도 짧아졌다.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니, 내 생활의 활력도 줄어든다. 육체가 지치니 잡생각이 늘어났다. 그래서 할 일 없이 유튜브를 봤고, 우리 회사의 컨텐츠를 쭉 둘러보았다. 정말이지, 다들 잘 지내고 있더라. 특히나 유튜브를 활용하는 마케팅 실력이, 어찌나 많이 늘었는지 깜짝 놀랐다. 여러 컨텐츠 중에는 내가 나올 뻔한 자리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일하던 자리에서는 후임자가 멋있게..
아, 하필 9월 15일인가. 9년 전 오늘 대단한 사건 하나가 전력산업을 뒤엎어버렸다면, 2020년의 9월 15일은 내 자신을 뒤엎어버린 날이다. 엄청 아쉽고 분하고 허무한 하루였다. 이 일기는 오답노트 같은거다. 웹에 자세한 내용을 올릴 수는 없지만, 오늘은 작은 훈련이 있었다. 원래는 어제 오후에 할 줄 알았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하다가 갑자기 오늘 훈련이 터졌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했고, 결과만 놓고 보면 썩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훈련 과정 속에서 내 자신에게 아쉬움이 많이 남았고, 오답노트를 적어 언젠가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 첫째로, 리스크 대비가 부족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훈련을 준비했지만, 실제 훈련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고 매뉴얼이 없는 상황에 처하..
정말 바빴다. 일기 쓰기도 뜀걸음 달리기도 사치라는 생각이 들 만큼 바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권태로운 일상의 게으른 관성을 깨부수며 지내는 요즘에는 지루해질 틈도 나태해질 틈도 없다는 게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말 정말 많았는데 핸드폰만 잡으면 생각이 싹 사라진다. 오늘은 푸시업 205개에 러닝 11.3Km 뛴 걸 자랑하고 기록하면서 마무리해야겠다. 그렇지, 이번 주는 인생 러닝이었다. 비 온 뒤 맑은 하늘, 선선해진 바람, 부대관리 작업 덕분에 튼튼해진 몸. 이런 상황이 함께 찾아오며 인생 러닝을 만들어줬다. 자연스럽게 flow를 타면서 달리고 있으면 이런저런 잡념이 사라지는 건 물론이고 전우들한테 서운했던 일도, 사회에서 만들었던 흑역사도,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2020.08.08 본인은 2020년 3월 30일부터 5월 7일까지 육군훈련소 훈련병으로 지냈으며, 5월 7일부터 5월 28일까지는 육군종합군수학교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는 이병이었다. 훈련 기간 동안 '소중한 나의 일기(소나기)'에 적었던 일기를 블로그에 옮겨적는다.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2020.04.01 오늘은 만우절이다. 혹시 이 생활도 몰래카메라가 아닐까. 이건 마치 핸드폰 없는 수재학사에 사감선생님이 100명 있는듯하다. 여기는 자도 자도 졸립고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다. 그래도 하나씩 맞춰가며 다들 군인이 되어간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나는 먼지처럼 살고 싶은데 자꾸 뭘 해야 한다. 집에 누워 자고 싶다. 2020.04.0..
1. 휴식은 운동만큼 중요하다 2. 워밍업 - 스트레칭 - 러닝 - 쿨다운 - 스트레칭 정말 힘들었지만 멋지게 이겨낸 하루였다. 오늘의 주제는 '운동'이다. 군대에서 만든 운동습관 중 하나는 주말루틴이다. 토요일 오전에는 평일보다 강한 강도로 운동을 한 뒤에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영양을 보충하는 루틴이다. 최근 한 달을 돌이켜보면, 60분 이내에 근력운동코스를 마치고 12km 러닝이나 줄넘기 1만개 정도를 하는 강도로 토요일 운동을 이어왔다. 점진적 과부하의 원리에 충실하고자 오늘은 16km(10마일) 정도를 달려 강도를 높일 계획이었다. 너무 거창한 계획이었을까. 워밍업 5분을 채우기도 전에 몸이 축 쳐졌다. 평소처럼 가볍게 뛰고 싶은데 오늘의 몸은 그야말로 천근만근 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