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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휴가에서 무엇을 느꼈나요?

군만두서비스 2021. 3. 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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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

누명을 쓴 주인공이 자유를 찾아 탈출합니다.


두번째 휴가.

저는 210일 만에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쇼생크 탈출 같았던, 군 생활 두번째 휴가에 대해 적어봅니다.




...



#휴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군 생활 두 번째이자, 7개월 만에 다녀오는 휴가였습니다.

휴가를 기다리는 7개월은, 고립된 시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전염병의 여파가 대한민국 군대까지 휩쓸었거든요. 부대 밖으로 나오는 활동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없었고, 꼼짝없이 부대 안에서만 지냈습니다. 세상과 떨어진 어느 섬에 갇힌 기분이었죠.

고립을 즐기려고 노력했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에 온전히 집중했고요. 고립된 사회에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할지도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고립을 즐기기란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더 넓은 세상이 궁금했거든요.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만난 세상이죠. 그곳은 분명 입대 전에 만났던 세상과 달랐고, 군대에서 만난 세상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휴가가 반가웠습니다. 드디어 넓은 세상과 마주할 기회가 찾아온거죠!


그렇게 다녀온 이번 휴가.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합니다.

사람, 함께, 혼자, 용기



#사람


결혼해보셨나요?

저는 아직 미혼인데요. 결혼하면 어떤 기분일지 조금은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먹고 자고 깨어있는 모든 시간을 전우들과 함께 보냈거든요. 그런 생활이 200일 넘게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을 바꿔보고 싶었어요. 나라는 사람은, 가장 친한 사람 5명의 평균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내 주변 사람을 바꿔본다면 정말 '나'의 모습도 달라질까요?



#함께


새로운 사람과 함께 했습니다. 사업가를 만나러 의정부까지 찾아가 협업을 제안하였죠. 그리고 서울고등법원 형사부 재판을 방청하며 '설득의 심리학'을 경험했습니다. 트레바리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색다른 독서모임도 함께 했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만남은 서초동 장어덮밥집에서 일어났습니다. 저는 12시간 전까지만 하더라도 광주광역시의 유흥가를 거닐고 있었죠. 인생이란 이렇게 놀고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충동적으로 서울 서초동 장어덮밥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다른 세상이 있었습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 대한 통찰부터, 해외 유학 사업의 장래에 대한 고민까지, 대화의 깊이와 넓이가 모두 달랐습니다. 그 때문인지 사람들에게서 풍기는 분위기도 무척 다르더군요. 그래서 3만 6천원짜리 장어덮밥의 맛보다, 서초동의 분위기에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가장 뒤쳐지는 사람이 되어라! 한순간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서초동에 가는 대신 나주에 들를까 고민했거든요. 나주에 갔으면 다시 아는 사람들을 만났을테고, 비슷한 생각의 연속이었겠네요. 결과적으로 나주 대신 서초동에 간 건 아주 좋은 선택이었고, 앞으로도 마음 속에 새겨야 할 교훈입니다.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해야겠습니다.


# 혼자


전역 후에는 혼자 살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가족들과 저의 Life Style이 무척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은 저에게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무척이나 소중한 자원이지요. 하지만 편안함이 지나친 나머지, 더 많은 사람과 함꼐하고픈 마음마저 싹 사라집니다. 그래서 월세 지출을 감수하고서라도 혼자 살기로 정했습니다.

다만, 혼자 살아도 반드시 함께해야 합니다. 저는 혼자 있으면 늘어지기 때문인데요. 러닝 크루에 가입하거나, 기상 챌린지에 함께하고, 학원에 등록해서 무엇이든 함께 해야겠습니다.



#용기



"야 통신병. 너는 할 말을 못하고 살아. 제발 나가서는 자기 할 말을 하고 살 수 있도록!"

육군훈련소에서 들은 마지막 인사였다. 뭐든지 빠꾸없이 살았던 국가대표 복싱형이 나에게 남긴 마지막 인사였다. 그리고 하나의 표지였다.

앞으로 사람과 함께 하고 혼자 살기를 결심했다. 이 모든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장님에게 협업 제안을 할 때도, 베스킨라빈스 앞에서 여자에게 말을 걸 때도, 서울고등법원 일반방청 절차를 여쭤볼 때도, 모두 용기가 필요했다. 만약 그럴 용기마저 없었다면, 이번 휴가는 잃어버릴 뻔 했다.

잠깐 눈 한 번 질끈 하는 순간의 차이가, 이번 휴가의 성패를 좌우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내 인생을 좌우하겠지. 부대에서도 휴가에서도 대담하게 지내야겠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하고 후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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