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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0915

군만두서비스 2020. 9. 1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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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필 9월 15일인가. 9년 전 오늘 대단한 사건 하나가 전력산업을 뒤엎어버렸다면, 2020년의 9월 15일은 내 자신을 뒤엎어버린 날이다. 엄청 아쉽고 분하고 허무한 하루였다. 이 일기는 오답노트 같은거다.

웹에 자세한 내용을 올릴 수는 없지만, 오늘은 작은 훈련이 있었다. 원래는 어제 오후에 할 줄 알았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하다가 갑자기 오늘 훈련이 터졌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했고, 결과만 놓고 보면 썩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훈련 과정 속에서 내 자신에게 아쉬움이 많이 남았고, 오답노트를 적어 언젠가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

첫째로, 리스크 대비가 부족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훈련을 준비했지만, 실제 훈련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고 매뉴얼이 없는 상황에 처하자 당황한 나머지 제대로 대응한 게 없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어떤 리스크가 있을지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지 못하고 막연히 '나는 잘하겠지' 생각한 게 아쉬웠다.

둘째로, 체력이 부족했다. 첫번째 이유와 이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예정보다 훈련이 늦어지다보니 심리적으로도 지쳐있었고, 온 힘을 다해 에너지를 쓰고 나니 돌발상황을 마주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훈련 상황이었지만 몸도 마음도 체력이 바닥나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셋째로, 침착함이 부족했다. 급한 일을 만나면 해야 하는 일 두가지와 하지 말아야 할 일 한가지를 생각해보자. 오늘은 어느 쪽도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침착함을 유지하지 못하자 주변 환경이 나를 파고들어왔다. 결과를 떠나서 정말 아쉽다.

원래 정답보다 오답에서 많은 걸 배운다. 오늘은 정말정말 아쉬운 하루였지만, 그 속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뿌듯함도 조금씩 든다. 언젠가 사회로 돌아가고 다시 큰 일을 치를 때면 오늘의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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