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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군대] 훈련 일기

군만두서비스 2020. 8. 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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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8


본인은 2020년 3월 30일부터 5월 7일까지 육군훈련소 훈련병으로 지냈으며, 5월 7일부터 5월 28일까지는 육군종합군수학교에서 후반기 교육을 받는 이병이었다. 훈련 기간 동안 '소중한 나의 일기(소나기)'에 적었던 일기를 블로그에 옮겨적는다. 나에게는 너무 소중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2020.04.01


오늘은 만우절이다. 혹시 이 생활도 몰래카메라가 아닐까. 이건 마치 핸드폰 없는 수재학사에 사감선생님이 100명 있는듯하다. 여기는 자도 자도 졸립고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다. 그래도 하나씩 맞춰가며 다들 군인이 되어간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나는 먼지처럼 살고 싶은데 자꾸 뭘 해야 한다. 집에 누워 자고 싶다.


2020.04.02


만나를 먹은 사람도, 오병이어의 기적 때 생선과 빵을 먹은 사람도 결국 모두 죽었습니다. 진짜 기족은 영원히 사는 빵을 먹는 거지요.
p.40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오늘은 정서적 안정감을 되찾았다. 처음으로 국방일보 신문을 읽어보고, 쉬는 시간에 읽을 책도 빌려왔다.


2020.04.04


칙센트미하이라는 요즘 잘나가는 학자가 있습니다. 그가 이야기한 몰입flow 이론은 무엇인가에 열정을 갖고 몰입함으로써 행복해지는 길을 이야기합니다. 그에 따르면 고통도 불행도 창조적 상상력을 통하면 행복으로 변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아이슬란드에 시인이 제일 많다고 해요. 길고 추운 겨울날의 고통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바꿔놓은 사례죠. 이 긍정의 심리학을 이미 2천 년 전에 예수님이 하셨던 것입니다.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2020.04.17


https://friedmandu.tistory.com/8

 

[서평]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 육군훈련소에 있는 동안 책을 읽고, 손글씨로 서평을 작성했다. 만나를 먹은 사람도, 오병이어의 기적 때 생선과 빵을 먹은 사람도 결국 모두 죽었습니다. 진짜 기적은 영원히 사는 빵을 먹는 �

friedmandu.tistory.com


2020.04.25

https://friedmandu.tistory.com/10

 

[서평] 쾌락독서

육군훈련소에 있는 동안 책을 읽고, 손글씨로 서평을 작성했다. 세상에는 정말로 다양한 것들이 필요하고 미래에 무엇이 어떻게 쓸모 있을지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무엇이든 그게 진�

friedmandu.tistory.com



2020.04.30


https://friedmandu.tistory.com/11

 

[서평] 우리 몸이 세계라면

* 육군훈련소에 있는 동안 책을 읽고, 손글씨로 서평을 작성했다. 부조리한 사회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고통을 과학의 언어로 세상에 내놓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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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9


2020년 5월 6일. 눈물이 핑 도는 수료날이었다. 아침부터 전투화에 전투복을 입고 나가 마지막 아침점호를 했다. 백야광장과 2교육대 건물, 김ㅎ슬, 이ㄱ훈, 이ㅈ형 분대장님의 도수체조 하나하나가 기억에 선명하다. 아침을 막고 돌아와 수료식 연습을 했다. 원래는 몇 일 전부터 준비했을텐데, 코로나 때문에 면회가 막힌 요즘은 우리 교육대끼리 20분 산 연습하는 행사가 되었다. 시작은 박ㅈ희 6중대장님과 함께였다. 김ㅅ동 2교육대장님은 지각을 하셨는지 나중에 오셨다. 충성! 한 마디를 이렇게도 크게 외친 적이 있었던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제식 하나하나 신경써서 하게 되었다. 국기에 대한 경례 때 "충!"을 외치는 전우가 역시나 있었다. 심지어 4소대였다. 교육대장님의 뒤늦은 격려말씀도 듣고 드디어 이등병 약장과 컬러 태극기를 받았다. 이ㅈ형 분대장님의 "수고했어" 한 마디에 얼마나 벅찼는지 모른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화이팅! 멀티! 멀티!를 외치며 베레모를 벗어던지고,, 수료식은 끝났다.

이제 PX 이용 전까지 막사에서 대기하라는 소대장님의 말씀을 듣고 "앙! 기모 딱따구리"를 외치며 뛰어들어가는 4소대 동생전우들과, 그걸 지켜보는 3교육대 후임들의 힘찬 박수소리. 좋다. 이내 우리는 연무관 앞 WA 마트로 걸음을 옮겼다. 그동안 다닌 26연대 마트보다 3배는 크더라. 동그래진 눈으로 푸룬, 누드크림치즈빼빼로, 맥스봉, 감동란, 탄산수를 내리 구매했다. 오늘은 계체량 후에 밥먹기로 해서 아침도 굶고 물도 안마셨는데 PX는 너무 즐기고 싶었다. 그래서 급한대로 은우, 동문이와 행정반에 가서 허름한 체중계로 체중을 쟀다. 65Kg?! 은우도, 동문이도, 도ㅇ빈, 김ㅈ인 분대장님도 머두 체중이 이상한걸 보니 체중계 고장이었다. ㄱ채 형님의 특별사면(?)으로 우리는 PX를 즐겼다. 다들 훈련소 짬이 차서 그런지 오늘은 남기는 과자도 거의 없거니와, 그 남은 과자를 프링글스 텅에 넣어 숨기더라. (특히 ㄷ한이) 그렇게 오순도순 모여서 4-1생활관은 PX를 즐기고 점심까지 먹었다.

이제 의무실에 갈 시간이다. 오늘의 당직 분대장님, 김ㅎ슬 분대장님을 따라나섰다. 각개전투 날 바글바글했던 진료대기실도 오늘은 한산하다. 덕분에 금방 진료를 받았다. 지난 번에 뵈었던, 인상 좋은, 서남대 의대 출신 군의관님. 체중계는 처방해줄 수 없으니 의무병에게 물어보라고 하시며 제산제 일주일 분량을 선물로 주셨다. 나는 이병 약장을 단 의무병에게 가서 체중을 재도 되는지 여쭤보고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키와 체중을 동시에 재는 인바디 기계. 입영심사대에 있던 그 모델이다. 신발 벗고 올라가 두근두근. "확인해보세요"라는 의무병(이병) 말에 내려와보니 174.5cm/73.6kg였다! 와우! 84.4kg에서 10.8kg을 뺐다. 우하하하! 더욱 기쁜건 ㄷ문이와 ㅇ우도 나만큼 빠졌다는 소식이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4-1생활관에 달려가서 (3교육대는 적 포탄 낙하를 외치고 있었다) 우리의 소식을 들려주니 모두들 진심으로 축하해주더라 ㅋㅋㅋ 물론, 우리의 관장님 ㄱ채 형님은 우리 몸에 아직 근육이 잡히지 않았다고 아쉬워했지만, 표정에서 미소는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끌벅적하고 들뜬 생활관 분위기는 이내 바쁘고 정신없이 지나갔다.

의무실 복귀가 끝나기 무섭게 우리는 장구류 사열을 준비했다. 문ㅎ옥 연대장(대령)님의 막사 출동이 예정되어 있었다. 덕분에 모든 분대장님, 소대장님들은 바삐 움직였고, 우리는 책상의 오와열을 맞추며 빨래도 정리하고 대기했다. 나는 생활관 대표병에 자원해서 생활관 복도 중앙에 서있었다. 다들 친해져서 그런가 서로 얼굴만 봐도 웃기더라. 내가 쌍꺼풀 만들고 가슴을 한껏 내민 상태로 차렷 자세 대기했더니 동생이란 놈들이 다들 빵 터지더라. 뭐 그런 식으로 30~40분? 대기하고서야 연대장님이 오셨다. 문앞에 앉아있던 ㅅ빈이는 연대장님 목소리를 듣자마자 앉은채로 차렷 자세를 취하더라. 덕분에 나도 차렷 자세로 대기했다. 싱겁게도 혹은 다행히도 연대장님은 우리 생활관에 들어오지 않으셨다.

그렇게 사열이 끝나고 침대에 누워 졸고 있었는데,, 김ㅎ슬 분대장님이 들어오시더니 "4소대는 지금 씻자"하셨다. 모두 그렇듯이 나도 세면장에 달려갔다. 원래는 탈의의 신으로 불릴 만큼 샤워 순서 만큼은 1등을 놓치지 않았는데, 오늘은 4등 정도 밖에 못했다. 그래도 익숙한 얼굴들 ㅌ웅, ㅇ수, ㅅ빈,,, 이것도 마지막 샤워구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샤워를 마쳤다. 그리고 마지막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이 날은 PX도 먹었으니 치팅데이를 할까 싶었는데, 73.6kg 몸무게를 보니 밥 생각이 별로 없더라. 그래서 오징어 튀김도 ㅅ빈이한테 주고 나왔다. GG 거구 클럽끼리 모여서 그동안 수고했다는 이야기도 나누고, 3소대 상무 복싱 ㅇ찬이 형님에게 칭찬도 받으며, 식당 앞 천막(차양막) 아래에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처음보다 해는 길어졌고 나무는 더 푸르른 색이 되었다. 이 풍경을 바라보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 시간이 지나며 4소개가 모두 나오고, 우리는 육군훈련소가를 부르며 막사로 복귀했다.

이 때 부터는 너무 바빠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다. 일단 의류대를 챙겼다. 3번 정도 의류대를 챙겼을 때서야 의류대를 잠글 수 있었다. 그러고나니 분대장님들이 엄청 분주해졌다. 일단 군번이 적힌 인식표를 주시길래 우리 생활관은 다같이 붙어서 인식표를 소대별로 분류했다. 그리고 나서는 소대장님과 분대장님에게 드리는 롤링페이처를 적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하고서도 시간이 꽤 늦었는데, 내일 배차표를 알려주시더라. 정말 바빠보였다. 김ㅎ슬 분대장님이 화이트보드를 주먹으로 쾅 치며 화낼 만큼 바쁜 밤이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22시에 잘 수 없었다.

22시에야 양치를 하며 ㅇ찬씨와 포옹을 나누고, 그뒤에도 불침번 초번조들은 인편을 뿌리며 돌아다녔다. 우리 생활관은 잠들지 않았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다가 이ㄷ건 4소대장 당직사관님의 기습도 있었다. 그것도 잠깐이었지 우리는 계속 잠들지 않았다. 23시가 지나고 나는 172번 박ㅇ수 자리에 올라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ㄱ휘-ㄱ민-ㅎ철-ㅈ범-ㄱ호 우리가 지냈던 시간을 이야기했다. ㄱ휘는 피곤해보였고, ㅎ철이는 여전히 명언 제조가였고, ㅈ범이는 내 머리를 계속 쓰다듬어 주었다. 인간관계 작용-반작용 법칙과 우리 관계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자정이 넘어갔다.

나는 잠시 잠들었다가 새벽 3시 불침번을 서려고 일어났다. 원래는 김ㅎ슬 분대장님과 이야기나 좀 하려고 했는데 오늘 당직은 정말정말이지 피곤해보였다. 나는 그저 조용히 불침번을 서고 돌아왔다. 마지막 근무였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생활관에 들어왔더니, ㅅ빈이가 어깨를 끌어안으면서 "형 만나서 참 좋았어" 한마디를 툭 던지더라. 처음에는 참 지랄맞고 툭툭대는 사이였는데, 어느새 시간이 지나고 헤어질 때가 되니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자리에 누웠더니 눈물이 또 핑 돌더라. 우리는 이렇게 만나 이렇게 잠시 헤어지는구나. 새벽 4시에도 잠들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정말 아침이 오는구나. 일어나자마자 전투복 환복을 하고, 연무역과 상무대 전우들은 아침을 먹으러 먼저 떠났다. 혹시 마지막일까 전우들과 악수를 하고 포옹을 나눴다. 허전하네. 무거운 공기였다. 우리도 밥을 먹으러 막사 외곽에 집합했더니 연무역 전우들은 다먹고 돌아오는 중이더라. 밥을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단지.. 김ㅈ혁 분대장님이 배식하면서 훈련병 한 명씩 이름을 부르며 수고했다고 해주시더라. 여하튼 그렇게 밥을 먹고 돌아오니까 연무역 전우들은 이미 백야광장에 건빵을 들고 집합해있었다. 떠나는 전우를 보려고 4-2생활관에 모여 창가를 바라봤다. 방충망 저 너머로 ㅇ일, ㅎ우, ㅎ철, ㄷ문, ㅅ빈, ㅅ훈이가 지나가더라. 다들 왜그리 환하게 웃으며 떠나가는지 모르겠다. 창 안에서 손을 흔드는 사람들은 눈가가 촉촉해졌다. ㅇ혁이는 하품이 자꾸 나온다면서 구석으로 숨어들었다. 그러고서 ㅇ혁이, ㄷ한이, ㄱ휘, ㄱ호까지 다들 떠났다.

허전한 생활관. 우리 생활관은 DJ 전ㅇ선의 음악소리와 우당탕탕 청소 시간으로 채워졌다. 그것도 잠시. 다시 조용한 생활관에서 시간을 보내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다들 우리와 비슷한 기분인걸까. 이 사람 저 사람 여러 사람이 들락날락 하더라. 그런 시간이 지나고, 돼지불고기 점심을 먹고, 세면대 하나로 모두 양치를 마치고 우리도 의류대와 야채건빵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ㅎ준이형, ㅈ범이, ㅇ우, ㄱ민은 손을 모아 멀티(화이팅) 외치고 각자의 자리로 헤어졌다.

무거운 의류대를 깔고 앉아 26연대를 둘러봤다. 파란 하늘, 벽돌 건물, 익숙한 백야광장. 그리울거다. 우리 잘 지내라고 배웅해주던 김ㅈ인, 김ㅈ혁 분대장님에게 쎄게 충성도 박고 정말 여기를 떠났다. TCCC 구급법을 배웠던 연무관 앞 주차장에 앉아있으니 옆에는 ㅇ선이와 ㅌ웅이가 보였다. ㅇ선이의 못생긴 표정도 오늘은 신기하게도 울컥했다. 그것도 잠시. 우리가 탈 버스가 들어오고 나는 맨 뒷자리에 앉아 훈련소를 나왔다. 그렇게 20-23기 26연대 6중대 4소대 생활이 끝났다. 이제는 183번 훈련병이 아닌 이병으로 육군종합군수학교 광학감시정비#3 20번 교육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0.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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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終点(종점)이 始点(시점)이 된다. 다시 始点이 終点이 된다. 「終始」 오늘도 汽車(기차)는 몇번이나 無意味(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停車場(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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