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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쾌락독서

군만두서비스 2020. 8. 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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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에 있는 동안 책을 읽고, 손글씨로 서평을 작성했다.

 

세상에는 정말로 다양한 것들이 필요하고 미래에 무엇이 어떻게 쓸모 있을지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무엇이든 그게 진짜로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을 당할 도리가 없다.
p.259 에필로그



오늘은 한 장 안에 기록을 마칠 거다. 오늘은 즐겁게 힘 빼고 써보는 중이다. 지난주에는 생애 처음으로 사격을 했다. 처음이라 손을 벌벌 떨면서 쏘는 바람에 5발 중 2발은 표적지 밖으로 나가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그 뒤에 점심 먹고 오후 사격할 때는 햇살이 나른한 덕분에 몸의 긴장을 쭉 풀고 격발 했더니, 원안에 3발을 넣어 무난히 합격했다. 힘 빼고 사격하고 나니, 사격도 즐겁게 느껴졌다. <쾌락독서>에서 느낀 기분도 비슷했다. 이 글을 쓰신 분은 진심으로 독서를 즐기고 있다는 게 활자를 넘어 전달되었다. 덕분에 내가 느낀 점은 '독서에 대해 생각을 하지 말자..'는 거다 힘을 빼고 사격하듯이 생각을 비우고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나는 그저 심심해서 재미로 읽었고, 재미없으면 망설이지 않고 덮어버렸다. 의미든 지적성장이든 그것은 재미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얻어걸리는 부산물에 불과했다.

p.2 프롤로그



얼마나 유명하고 대단한 책을 읽었든 지금 내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없으면 최소한 현재로서는 내게 존재하지 않는 책이다. 한 줄의 문장, 또는 한 단어가 기억에 남아 있다면 내게 그 책은 그 한 줄, 또는 한 단어다. 만약 책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데 그 책을 읽던 시간과 장소의 감각이 되살아난다면 내게 그 책은 그 감각이다.

p.15 프롤로그



그래서 오늘 서평은 짧게 마친다. 나는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심지어 군대에서!) 하루하루 성실하게 사는 중이다.

암담하던 고시생 시절은 벗어났지만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벽에 부딪히곤 한다. 그럴 때 떠올린다. 그래, 나는 에이스가 아니었어. 팀의 주역이 아니면 어때?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있으면 그걸로 족한 거 아냐? 누가 비아냥거려도 웃을 수 있게 된다. 죄송함다. 제가 원래 에이스가 아니거든요.
내가 감히 이렇게 책도 쓰고, 신문에 소설도 쓰고, 심지어 드라마 대본까지 쓰고 할 수 있었던 힘은 저 두 마디에서 나온 것 같다. 나도 내가 김영하도 김연수도 황정은도 김은숙도 노희경도 아닌걸 잘 알지만, 뭐 어때? 어설프면 어설픈 대로, 나는 나만의 '풋내기 슛'을 즐겁게 던질 거다. 어깨에 힘 빼고, 왼손은 거들뿐
p.113 슬램덩크가 가르쳐준 것



남들의 기준이 아니라 솔직한 자신의 기준으로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 멋진 몸매를 위해 굶고 운동하는 것이 유행이라 치자. 바뀌어가는 몸매를 보는 기쁨이 이를 위한 고통을 상쇄하고도 남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면 되는 거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오히려 맛집 찾아다니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 낫다. 남들 보기에 덜 번듯한 직장이더라도 내가 더 좋아하는 일을 매일 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p.253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



2020. 4. 25.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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