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기 (22)
군만두서비스
글 쓰는 게 너무 어렵다. 마음놓고 글 쓰는 방법을 잊어버려서 그런가보다. 요 근래에, 글 쓰는 게 일이 되어버렸다. 대입 수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쓰는 글처럼 작성할 수 없으니, 정말 힘들다. 왜 힘들까? 나도 잘 모르겠는데, 일단 적어보자. 첫째로, 글자 수의 압박을 받았다. 내가 좋아서 쓰는 글은 내 마음대로 쓰면 된다. 길면 긴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된다. 반면에, 자기소개서는 엄격한 분량 제한이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분량이다. 나는 그 몇천자의 분량 제한이 너무 길다고 생각해왔다. 무슨 이야기를 더 써야할 지 고민하곤 했다. 올해는 그 반대다. 어떤 이야기를 빼야할 지 고민이다. 초고를 작성하는 일은 수월했다. 서평을 작성하고, 일기를..
아, 하필 9월 15일인가. 9년 전 오늘 대단한 사건 하나가 전력산업을 뒤엎어버렸다면, 2020년의 9월 15일은 내 자신을 뒤엎어버린 날이다. 엄청 아쉽고 분하고 허무한 하루였다. 이 일기는 오답노트 같은거다. 웹에 자세한 내용을 올릴 수는 없지만, 오늘은 작은 훈련이 있었다. 원래는 어제 오후에 할 줄 알았는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하다가 갑자기 오늘 훈련이 터졌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했고, 결과만 놓고 보면 썩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훈련 과정 속에서 내 자신에게 아쉬움이 많이 남았고, 오답노트를 적어 언젠가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 첫째로, 리스크 대비가 부족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훈련을 준비했지만, 실제 훈련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고 매뉴얼이 없는 상황에 처하..
정말 바빴다. 일기 쓰기도 뜀걸음 달리기도 사치라는 생각이 들 만큼 바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권태로운 일상의 게으른 관성을 깨부수며 지내는 요즘에는 지루해질 틈도 나태해질 틈도 없다는 게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말 정말 많았는데 핸드폰만 잡으면 생각이 싹 사라진다. 오늘은 푸시업 205개에 러닝 11.3Km 뛴 걸 자랑하고 기록하면서 마무리해야겠다. 그렇지, 이번 주는 인생 러닝이었다. 비 온 뒤 맑은 하늘, 선선해진 바람, 부대관리 작업 덕분에 튼튼해진 몸. 이런 상황이 함께 찾아오며 인생 러닝을 만들어줬다. 자연스럽게 flow를 타면서 달리고 있으면 이런저런 잡념이 사라지는 건 물론이고 전우들한테 서운했던 일도, 사회에서 만들었던 흑역사도,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벌써 8월의 마지막 날이다. 8월 1일에 일기 쓰던 게 진짜 어제 같은 데 벌써 8월의 마지막 날이다. 그동안 어떤 사람은 전역을 하고 어떤 사람은 새로 들어왔다. 우리 부대에 CCTV를 설치하는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있다. 전설로만 듣던 105mm 견인포도 옮겨보고, 막사 지붕에도 올라가 봤다. 폭우 때문에 한 번 경험하기도 힘든 부대 이동을 4번씩이나 경험했으며, 그덕에 군장 챙기는 데는 달인이 되었다. 분명 무언가 많이 했다. 그런데 뭐랄까. 그동안 있었던 일을 아무리 얘기해도 허무함이 남는다. 내 마음 속 가려운 부분 한구석을 긁어주지 못한다. 뭐라고 정의하기 힘든 찝찝한 감정이 자꾸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다. 굳이 이유를 따지려 파고 들어갈 마음은 없다. 그 시간을 재밌게 보낼 거리가 너무 많다. ..
1. 휴식은 운동만큼 중요하다 2. 워밍업 - 스트레칭 - 러닝 - 쿨다운 - 스트레칭 정말 힘들었지만 멋지게 이겨낸 하루였다. 오늘의 주제는 '운동'이다. 군대에서 만든 운동습관 중 하나는 주말루틴이다. 토요일 오전에는 평일보다 강한 강도로 운동을 한 뒤에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영양을 보충하는 루틴이다. 최근 한 달을 돌이켜보면, 60분 이내에 근력운동코스를 마치고 12km 러닝이나 줄넘기 1만개 정도를 하는 강도로 토요일 운동을 이어왔다. 점진적 과부하의 원리에 충실하고자 오늘은 16km(10마일) 정도를 달려 강도를 높일 계획이었다. 너무 거창한 계획이었을까. 워밍업 5분을 채우기도 전에 몸이 축 쳐졌다. 평소처럼 가볍게 뛰고 싶은데 오늘의 몸은 그야말로 천근만근 늘어졌다..
'생각' 카테고리의 첫 글이다. 오늘, 8월 1일은 나에게 소중한 기념일이다. 소년이 어른이 되어 처음으로 회사에 출근한 날이었다. 낯선 주소와 낯선 사람들, 그 속에서 하나씩 마주하는 어색함과 두려움을 이겨냈던 날이다. 2020년의 8월 1일 또한 하나의 기념일로 남았으면 좋겠다. 우선은 줄넘기를 1만개나 넘은 날이자 푸시업을 250개나 해낸 날이면서, 블로그에 '생각' 카테고리를 만든 날이다. '생각' 카테고리에는 그 이름처럼 나의 생각들을 일자별로 정리할 예정이다. 오늘은 군생활의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 날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전기기사 목표를 잠시 내려놓고 투자&사업&틀깨기 (아직 목표에 이름을 붙이지 못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볼 생각이다. 그 첫걸음으로 오늘은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들어..